안철수 “당분간 재충전”

입력 2017-05-10 18:47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박지원 대표로부터 위로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저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패배 경험을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선거기간에 대한민국을 글로벌 4대 혁신국가의 일원으로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두 번째 대권 도전에서 예상 밖의 큰 표 차로 패배한 후 정치권에서 거론됐던 정계은퇴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와신상담하며 재기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안 전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께 축하 인사를 드린다. 통합과 개혁, 미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당장 안 전 후보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어떤 명분으로 정치 행보를 재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안 전 후보가 당내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안 전 후보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재보선 출마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82일 만에 귀국한 후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다. 안 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다”고만 했다.

문제는 안 전 후보의 정치적 기반이 됐던 국민의당이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으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호남 지역에서 절반 이상 표를 문 대통령에게 내준 탓이다. 민주당은 “국민의당과는 형제당”이라며 여소야대 극복을 위한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글=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