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임종석 전 의원은 1966년생으로 올해 51세다. 역대 청와대 비서실장 가운데 가장 젊은 그룹에 속한다. 1980년대 말 학생운동권의 리더였던 그는 30여년이 지난 뒤 새 정부에서 ‘젊고 역동적인 청와대’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임 비서실장은 1989년 한양대 총학생회장 시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으로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반 옥살이를 했다. 경찰 수배를 받던 시절 수사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 ‘임길동’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2000년 ‘젊은피’를 찾던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돼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다. 16대 총선 당시 서울 성동을에 출마해 34세로 당선됐고, 17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도운 이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의 ‘삼고초려’에 문재인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 각종 일정과 캠프 내 의견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민주당 경선 승리 이후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임 비서실장과 추미애 당대표가 대립했을 때도 문 대통령이 임 비서실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뛰어난 친화력과 조정능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회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능력과 개혁성이라는 청와대 인사 기조에 맞는 인사인 데다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강하지 않다는 점도 비서실장에 중용된 이유로 꼽힌다.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에서 6년간 활동하며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통의 원칙’ 세 가지를 제시했다.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는 비서실장,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비서실장, 비서실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비서실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을 성심껏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는 않겠다”며 “비서실이라고 하면 자꾸 비밀이 많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투명성과 소통을 비서실 운영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이외 민정·인사수석 등 다른 청와대 핵심 참모진 인선은 11일 발표된다. 청와대 홍보수석에는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당 선대위 SNS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보수석은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인사검증 및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에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인사수석에는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내정됐다. 조 교수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낼 당시 ‘김상곤 혁신위’에서 활동하며 당 혁신 작업을 주도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낸 조 초빙교수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51세 젊은 비서실장 된 임종석은… 학생운동권 리더, 30여년 지나 靑 책임자 ‘입성’
입력 2017-05-10 18:38 수정 2017-05-11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