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될 사람 밀어주자”… 호남 특유 심리 표출

입력 2017-05-11 05:00
문재인 대통령은 9일 19대 대선 개표 결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북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문 대통령의 전북 득표율은 64.84%로 전국 평균(41.08%)을 크게 웃돌았다. 광주(61.14%), 전남(59.87%)과 비교해도 높다.

전북 표심의 문 대통령 쏠림 현상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표출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국민의당 호남지역 한 의원은 10일 “선거 막판 보수 표심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자 문재인·안철수 사이에서 고민하던 전북 유권자들이 문 대통령에게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23.76%)에게도 표심이 분산됐지만 결국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호남 특유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전북은 역대 대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북에서 92.28%, 노무현 전 대통령은 91.58%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2012년 대선 때도 문 후보는 전북에서 86.25%를 얻었다. 이번 선거가 양자가 아닌 5자 대결로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60%대 중반 득표율은 몰표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전북 정당 득표율은 32.26%로 국민의당보다 낮았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전북 민심이 1년 새 상당부분 회복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조직의 힘도 컸다. 당내에선 문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춘석 의원과 김춘진 전북도당위원장, 이상직 전 의원의 역할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민주당 경선과정에서부터 전북 민심 다잡기에 주력하며 ‘문재인 대세론’을 지켜왔다. 호남특보를 자처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노력도 더해졌다.

충청 지역은 이번 대선에서도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충북에서 문 대통령(38.61%)과 홍준표 후보(26.32%), 안철수 후보(21.78%)가 얻은 득표율은 전국 전체 득표율과 비슷했다. 다만 대전과 세종에선 안 전 후보가 홍 전 후보를 누르고 2위에 올라 전국 평균과는 차이를 보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