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과 투자금융회사들이 잇따라 한국의 새 정부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재벌개혁 의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국의 투자금융회사 프랭클린템플턴에서 이머징마켓그룹을 이끌고 있는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10일 ‘변화를 위한 한국의 대통령 선거’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에서 재벌개혁을 이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 주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다. 모비우스 회장은 신흥국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재벌 시스템이 약화되면 소규모 기업이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덧붙였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세율 인상’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문 대통령 당선으로 실행능력 있는 정부가 구성된 것은 중기적으로 한국 주가의 상승 요인이라고 꼽았다. 출구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는 1% 뛰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거침없이 치솟던 코스피지수는 새 정부 출범 첫날에 숨을 골랐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차익실현 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64포인트(0.99%) 내린 2270.12로 장을 마쳤다. 장중 2323.22까지 뛰었다가 2264.31로 하락하는 등 하루에만 변동 폭이 58.91포인트에 이르렀다. 연중 최대 폭이다.
투자심리는 호전됐지만 기관은 매도우위(39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도 994억원을 팔았다. 외국인은 1072억원을 사들였지만 순매수 규모를 줄였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0거래일 만에 내림세를 보이며 228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0.71포인트(0.11%) 내린 642.68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135.80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해외IB·금융사 새 정부에 기대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 것”
입력 2017-05-10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