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초대 국무총리에 이낙연(65) 전남지사를, 국가정보원장에 서훈(63) 전 국정원 3차장을 지명했다.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임종석(51) 전 의원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기간 중에 새 정부 첫 총리를 대탕평, 통합형, 화합형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그 취지에 맞게 새 정부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후보자 지명은 협치와 탕평 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호남 출신 인사를 지명한 것은 후보 시절 거론한 균형 인사 의지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호남 총리론’을 시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상황은 하루 속히 국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비상 과도기로 유능한 내각, 통합형 내각을 신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며 “내각과 국회, 언론과 국민 여론을 두루 파악하고 있는 안정적인 인사가 총리로서 첫 내각을 이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 후보자는 16∼19대 국회에서 내리 4선을 한 중진 정치인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일자리와 서민생활 안정화가 시급하다”며 “안보외교 위기를 타개하고 불공정·불평등·부조리를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1980년 국정원 입사 후 28년간 근무한 ‘정통 국정원맨’이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북한 업무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 출신 인사 중 국정원 개혁 의지가 누구보다 분명해 국정원 개혁 목표를 구현할 최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 행위를 근절하고 순수 정보기관으로 재탄생시킬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86그룹’(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 캠프를 꾸릴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전격 합류해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젊은 청와대를 만들겠다”며 “역동적이고 탈권위적이며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참모가 격의 없이 대화하는 청와대, 참모들끼리 치열하게 토론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청와대로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호남 출신 ‘탕평 인사’ 총리 이낙연·비서실장 임종석
입력 2017-05-10 18:02 수정 2017-05-10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