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내 야당 수시로 방문할 것… 안보정보 공유”

입력 2017-05-10 18:29 수정 2017-05-10 21:34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대통령 취임 행사에 앞서 야4당 지도부를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여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대행,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최종학 선임기자, 이병주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선서 전 야 4당을 방문해 국정운영 협조를 부탁했다. 야당 지도부를 만나서는 “국정 운영 동반자로 여기겠다. (야당 방문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임기 내내 수시로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치를 강조하며 야당과의 원만한 관계설정 의지를 보인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선거에 패배한 야당을 먼저 위로하며 국민 통합 행보에 나서겠다는 제스처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현충원 참배 후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가장 먼저 찾아가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당연히 야당과 소통하고 대화하겠다. 야당 당사를 먼저 방문한 건 그런 의미”라며 “제1야당이니 간곡하게 협조를 청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관계, 안보문제, 한·미동맹 등은 한국당에서 조금 협력해준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안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20년 전체를 다 놓고 성찰하는 자세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불안한 안보관을 해소해 달라. 사드 문제나 대북관계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할 때보다 저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도 모른다”며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만나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는 같은 정당”이라며 “더 특별한 협력을 바란다”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다”며 “국민의당의 동지적 자세와 협력을 구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과 정의당 당대표실도 직접 찾아가 잇달아 지도부를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보수가 나아갈 길을 잘 제시해 줬다”며 “한·미동맹도 튼튼히 하면서 남북관계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년간) 국회와 소통, 여당과 야당의 소통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폐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만큼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에게는 “가치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연대, 정책연대를 해 왔다”며 “경제·안보 위기를 같이 헤쳐나가자”고 요청했다. 노 원내대표는 “정의당을 찾아준 첫 대통령”이라며 “야당 대표와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에 “각 당의 공통된 공약을 우선적으로 빨리 입법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정 운영 방향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입법이 필요 없고 대통령 결단으로 되는 건 제가 빨리빨리 해나가겠다”고도 했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