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교회만 찾는 당신, 완벽한 성도인가

입력 2017-05-11 00:00
구름 사이로 드러난 해가 교회 첨탑에 햇빛을 내리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공동체다. 픽사베이
‘담임목사가 있어 좋다/나를 예뻐해 주셔서//장로가 있어 좋다/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순장이 있어 좋다/나랑 놀아주어서//그런데 하나님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목사가 신간 에클레시아: 부르심을 받은 자들(규장)에서 ‘아빠는 왜?’라는 한 어린이의 시를 ‘하나님은 왜?’로 바꾼 내용이다. 하나님이 없는 교회에 대한 지탄이다.

혹시 이 시 속의 교회가 우리 교회는 아닐까. 예수는 “주는 그리스도시요”라고 한 베드로의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라고 했다.(마 16:15∼16) 500년 전 종교개혁은 하나님 없는 성직자들만의 교회에 반기를 든 것이었다. 진정한 교회가 무엇인지 묻고 성경을 바탕으로 답한 목회자들의 책 세권이 나왔다.

‘내가 다니던 교회 90% 이상이 다 분열과 갈등의 아픔을 겪었고 또 그런 소식이 끊임없이 들린다. 우리 교회라고 그 길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뭐 하러 죽도록 설교 준비하고 심방하는가…다 소용없는 짓 아닌가.’(16∼17쪽) 이 목사의 이야기는 이런 참담한 심경고백에서 시작된다. 2002년 그가 개척한 분당우리교회는 현재 2만명 가까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다. 하지만 이 목사조차 한국교회 난맥상에 위기를 느끼고 슬럼프를 겪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런 말씀을 주셨다고 한다. ‘이 목사, 너 지금 월권하고 있어. …넌 네 할 일만 잘 해라. 교회는 내가 책임진다.’

이 책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기 위해 애쓰는 한 목회자의 분투를 기록한다. 그는 사랑이 교회의 본질이고 교회는 하나님의 임재를 갈망하는 공동체 ‘에클레시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탈한 말투로 왜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는지를 나지막이 얘기한다. 지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내용이다.

에클레시아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준다면 성공회 사제 존 프리처드가 쓴 교회(비아)는 교회에 출석해야 할 이유를 기꺼이 찾아준다. 이 책의 부제는 ‘왜 교회에 가야 하는가? 교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다.

교회에 가야할 이유를 훈계하듯 늘어놓지 않는다. 우선 교회에 가기 싫은 이유를 우아한 문체로 상술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교회가 억압적이다’ ‘예배가 끔찍하다’ ‘교인들 꼴이 보기 싫다’…. 프리처드는 오늘날 교회가 사람들의 영적 필요와 접촉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교회야말로 여전히 하나님과 사람을 잇는 연결점이라고 단언한다. 하나님과 교감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기쁨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에게 예배하는 공동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전 세계 모든 이를 대신해, 모든 이의 편에서 예배합니다.…이는 엄청난 특권입니다.”(49쪽)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신비와 경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프리처드는 다양한 교회의 특징을 소개하고 예배에 참여하는 법을 안내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더 좋은’ 교회를 찾는 이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완벽한 교회를 찾는다면 그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완벽하지 않은) 당신이 그 교회를 망칠 것이기 때문에.”(88쪽)

이 책이 교회에 대한 실용적 안내서라면 주님의 교회(홍성사)는 교회에 대한 교리적 설명서다.

이재철(100주년기념교회) 목사는 이 책에서 니케아신조(381)에 나온 “하나의 교회, 거룩한 교회, 사도적 교회, 보편적 교회”라는 교회의 정의를 성경 본문에 근거해 하나하나 해설한다. 하나의 교회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사랑하라”(요 13:34)는 말씀처럼 서로 사랑하고 섬기는 공동체를 뜻한다고 한다. 거룩한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파장을 세상에 전파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도적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을 가리킨다. 보편적 교회란 남녀노소 빈부귀천 구분 없이 모두 어우러짐을 말한다. 백정과 양반이 함께 하나님을 예배했던 승동교회를 그 사례로 든다. 40쪽 얇은 소책자로 풍부하면서도 명쾌하게 교회를 설명하는 데서 이 목사의 경륜을 느낄 수 있다. 세권 모두 교회 공동체를 고민하는 데 좋은 길잡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