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도서 ⑤] 교회개혁 넘어 사회개혁에 힘쓴 16세기 종교개혁자 츠빙글리

입력 2017-05-11 00:00
마르틴 루터나 장 칼뱅과 비교하면 종교개혁자 훌트라이히 츠빙글리(1484∼1531)란 이름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다. 하지만 서구 학계는 그를 루터 칼뱅과 함께 16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개혁자로 인정하고 있다. 츠빙글리는 성경에 근거해 기존 가톨릭교회의 전통을 타파했고 교회개혁을 넘어 사회개혁을 이루는 데까지 힘썼기 때문이다.

츠빙글리 저작선집(연세대 출판문화원)은 그의 신앙과 사회사상이 가장 잘 집약된 자료다. 번역자 임걸은 “종교개혁의 시작이 교회와 개인의 신앙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제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책에 실린 ‘자유로운 음식 선택에 관하여’(1522)를 보자. “베드로가 속된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하자 하나님은 그를 나무랐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창조하셨고, 우리에게 금한 음식이 없습니다.”(51쪽) 사순절 기간에 소시지를 먹은 인쇄업자 C 프로샤우어가 교회재판에 회부되자 이 상황의 문제점을 논박하기 위해 쓴 것이다.

츠빙글리는 ‘소시지 사건’에 대한 글로 스위스 취리히의 종교개혁을 시작했다. 츠빙글리는 온갖 교회규정에 대해 “유일한 기준은 성서”라고 설파하며 성경에 나오지 않는 의례의 폐기를 주장했다. 또 교회가 교회력에 따라 지정한 본문이 아니라 자유롭게 연속적으로 성경을 풀이하는 강해설교를 처음 시도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파격이었다.

선집에는 개신교 신학에 대한 최초의 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 ‘67개 논제에 대한 해제’와 그의 대표작 ‘하나님 말씀의 명확성과 확실성’ 등이 수록돼 있다. 츠빙글리의 생애와 사상(대한기독교서회)은 종교개혁가로서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을 잘 담고 있다. 그는 스위스 가톨릭 세력과 벌인 카펠 전투에 참여했다 전장에서 숨진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