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9일 밤 10시3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홍 후보는 오후 8시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를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보고난 뒤 오후 8시5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발했다.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과 한국당 당직자 10여명은 오후 9시15분쯤 홍 후보가 당사에 도착하자 일제히 “홍준표 파이팅”을 외쳤다. 홍 후보는 말없이 미소로 화답했다.
홍 후보는 이 본부장과 정진석 김명연 전희경 윤한홍 의원 등과 함께 1시간 넘게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을 논의한 뒤 오후 11시쯤 당사를 떠났다. 한국당 복원의 구체적인 의미와 향후 계획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선 패배 소식이 짙어지자 한국당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투표 종료 직후 공개된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현격한 차이로 지는 것으로 나오자 한 당직자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 뭔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앞줄에 앉은 정우택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지도부들은 굳은 표정으로 20여분간 TV를 지켜본 뒤 하나둘 자리를 떴다. 하지만 홍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앞서 2위를 기록했다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박수를 친 의원도 있었다.
홍 후보는 앞서 오전에 부인 이순삼씨와 함께 자택 인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1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그는 이후 장남 정석씨와 경남 창녕에 있는 조부와 부친, 모친의 묘소를 차례로 참배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홍준표와 한국당 “결과 수용… 한국당 복원 만족”
입력 2017-05-1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