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정권을 되찾으며 ‘민주정부 3기’ 출범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은 9일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펼쳐질 국정 난맥에 대한 우려도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방송3사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 문 후보가 전국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밤늦은 시각 다시 찾아 취재진에게 “앞으로 집권여당을 취재할 텐데, 많이 도와 달라”고 웃음 띤 얼굴로 당부했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전국적으로 높은 득표를 한 것도 의미 있지만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로 지난해 4·13 총선의 설욕을 씻은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호남과 야당의 적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후보의 집권에 따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등 그동안 보수 정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추진하지 못했던 입법 동력이 확보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기록 열람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재구성, 조세 개혁 등을 추진할 힘이 전보다는 더 강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0일부터 청와대에 출입할 언론사별 기자단 명단을 미리 접수했다. 이번 대선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라 대통령직인수위를 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평소 대선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그러나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119석에 불과하다.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6석의 정의당뿐 아니라 40석의 국민의당 혹은 20석의 바른정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당장 문 후보가 공약한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또 문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언한 개헌을 위해서도 81명의 찬성표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민주당 집권에 따라 국민의당 혹은 바른정당 의원의 합류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원래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총선 직전에나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문 후보와 추 대표의 협치 능력이 본격 검증대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그동안 우리가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국회선진화법이 이제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9년만에 정권 되찾은 민주당… 여소야대에 국정 난맥 우려도
입력 2017-05-10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