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19대 대선 본투표에서도 영남권의 ‘보수 대결집’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사전투표율에 비하면 본투표에서 상당히 분발했다. 그러나 오후 4시 현재 경남을 제외하면 전국 평균(67.1%)에 미치지 못했다.
대선 본투표가 치러진 이날 영남권(대구·부산·경북·경남) 유권자(998만8117명) 가운데 오후 4시까지 투표를 마친 인원은 65.54%(654만6159명)로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다. 호남권(33.08%)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남권 사전투표율(24.94%)과 비교하면 본투표에 나선 영남권 투표자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기대했던 ‘영남 보수 대결집’ 현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보수 정당의 분열 등 계속된 악재로 인해 보수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투표를 합한 영남권의 지역별 투표율은 각각 대구 65.50%, 부산 65.20%, 경북 66.80%, 경남 67.30%였다. 18대 대선에서는 영남권 전역의 투표율이 전국 투표율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영남권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앞서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영남권 투표율은 24.92%였고, 호남권 사전투표율은 33.08%로 영·호남 간 사전투표율 격차는 8.16% 포인트였다.
반면 호남권(광주·전북·전남) 유권자는 전체 426만5365명 가운데 71.12%(303만3718명)가 오후 4시 현재 투표를 마쳤다. 호남권 3개 지역은 모두 7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투표율을 견인했다.
수도권의 투표 열기도 그리 높지 않았다. 전체 유권자(4247만9710명)의 49.56%(2105만4339명)가 몰려 있지만 오후 4시 현재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합한 수도권의 합계 투표율은 66.29%로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서울은 68.20%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인천과 경기의 투표율이 각각 65%, 66.70%에 머물렀다.
충청권 투표율은 대전과 충북, 충남이 각각 68%, 65.10%, 63.60%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기 낙마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민주당 경선 패배 등 이른바 ‘충청 대망론’에 올라탈 주자가 없어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시의 합계 투표율은 71.60%로 높았지만 선거인 수가 18만9421명에 불과해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저조한 투표율… 영남권 ‘보수 대결집’은 없었다
입력 2017-05-09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