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점에 달했던 포퓰리즘과 자국우선주의 바람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을 계기로 잠잠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에서 중도를 지향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전 세계적 포퓰리즘 확산을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프랑스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기조를 같이하는 ‘주요 동맹국’을 만들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동조하는 후보들이 주요 국가에서 권력을 잡을 길은 더욱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자유무역과 유럽연합(EU)의 역할을 강조해 온 마크롱을 “‘팀 메르켈’에 합류했다”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내 포퓰리즘은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불붙었다가 12월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극우파 후보가 패배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대니얼 프리드 전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는 “프랑스 대선은 트럼프 외교 정책이 작동할 지형을 바꿨다”며 “마크롱은 이념적, 지성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할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은 오는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에 참석하면서 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마크롱은 이날 소속 당명을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로 바꾸고 다음달 11일과 18일 열리는 총선을 대비해 당 띄우기에 나섰다.
리샤르 페랑 사무총장은 “11일 총선 후보 577명을 발표하겠다”면서 “선출직 정치 경험이 없는 신인과 여성 등을 대거 참여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佛 마크롱에 막혀… ‘트럼프 바람’ 일단 정지
입력 2017-05-09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