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집권하면 제일 먼저 한·미 정상회담”

입력 2017-05-09 17:56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9일 서울에서 투표를 마친 뒤 경남 창녕군의 부모 묘소로 향하고 있다. 홍 후보는 "부모님이 지하에서 응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대선일인 9일 “이번 대선은 체제선택 전쟁”이라며 “집권하면 제일 먼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오전 8시40분쯤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자택 인근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1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평소 즐겨 입던 남색 정장에 분홍색 셔츠, 빨간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는 투표 후 평소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36년간 공직생활을 민낯으로 모든 걸 털어놓고 국민들의 심판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내내 유세 현장에서 검사와 4선 국회의원, 도지사 경력을 강조해 왔다.

선거 당일의 긴장감 속에서도 홍 후보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신혼여행을 간 둘째 아들에게서 화상전화가 와서 ‘좋은 꿈을 꿨다’고 하기에 내가 100달러 주고 꿈을 샀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후회 없는 대선이었다”고 덧붙였다.

집권 후 가장 먼저 할 일을 묻자 홍 후보는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 무정부 상태가 돼 있다. 정부를 구성한 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 일부터 하겠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막판 역전극을 위한 투표 참여 독려도 잊지 않았다. 홍 후보는 오전 선대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이 대독한 편지를 통해 소속 당원과 국회의원 등에게 “선거에 2등은 없다.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갈 수 있도록 전화하자”고 강조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도 “투표일에도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국의 모든 당원 동지들이 바뀐 선거운동 방법을 숙지하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홍 후보는 오후에도 페이스북에 “오늘 투표는 저녁 8시까지입니다.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킵시다”라고 적었다.

홍 후보는 투표 직후 장남 정석씨와 함께 경남 창녕군 남지읍에 있는 조부와 부친, 모친의 묘소를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참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면 서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인줄 아셨고 검사는 ‘벼 등급’ 검사하는 사람으로 아셨던 내 부모님이 대통령 선거를 아실 리 없지만 그래도 지하에서 응원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한 주민이 “이번에 안 돼도 힘내세요”라고 하자 “아이고, 다음까지 갈 시간이 없어요”라고 답했다. 홍 후보는 이후 서울로 돌아가 자택에서 대선 결과를 지켜봤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