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언제까지 해줘야 할까. 대학졸업 때까지를 통상적 기준으로 삼았던 부모들의 생각이 최근 8년 새 크게 바뀌었다. 대학졸업을 넘어 취업, 심지어 결혼할 때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느는 추세다.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결혼 시기가 늦춰지면서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이 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육아정책연구소 문무경 선임연구원팀은 9일 육아정책포럼 최신호에 실린 ‘한국인의 자녀 양육관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지난해 전국 20∼50대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자녀 양육관 관련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2008년 연구(20∼55세 3747명 대상)와 비교했다.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학입학 전까지’로 답한 비율은 2008년 11.2%에서 지난해 9.9%로 줄었다. ‘대학졸업 때까지’라는 응답도 62.6%에서 49.3%로 감소했다. 반면 ‘취업할 때까지’는 14.7%에서 23.6%로 늘었다.
‘결혼할 때까지’는 10.2%에서 12.0%로, ‘결혼 후 기반이 마련되고 안정될 때까지’는 0.6%에서 3.0%, ‘평생 동안 언제라도’는 0.6%에서 2.3%로 각각 증가했다. 결혼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만큼 부모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부모의 지원이 기대나 필요에 미치지는 못하다는 응답도 늘었다.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평가에서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은 2008년 35.7%에서 지난해 26.7%로 줄었다. 반면 ‘부족하다’는 응답률은 19.8%에서 23.9%로 늘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2008년과 지난해 조사 모두 ‘경제적 지원’이 각각 46.4%와 46.1%로 가장 높았다. ‘정서적 지지’가 불충분하다는 응답도 17.1%에서 18.6%로 소폭 증가했다.
문 선임연구원은 “성인 자녀의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장기화될 것”이라며 “부모역할의 어려움과 불충분함을 완화하고 올바른 양육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과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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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