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 영적 위기에 빠졌던 마르틴 루터를 구원했던 성구다. 루터는 로마서를 주석하다 이 구절을 발견한 뒤 이것이야말로 ‘천국에 들어가는 문’이라고 확신했다. 루터는 결국 이 진리를 바탕으로 종교개혁의 횃불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김흥규 목사가 이 이야기를 서두로 로마서를 강해했다. 김 목사는 ‘믿음으로 얻는 하나님의 의’(동연) 서문에서 “로마서야말로 그리스도 복음의 능력을 가장 심오하게 서술한 바울 신학의 결정판”이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마음으로 강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바울이 로마서를 통해 율법에 집착하는 유대인들에게 겸손을 요구하고 유대주의를 비난하는 이방인들에게 이스라엘이 교회의 뿌리라는 것을 일러준다고 한다. 양자의 일치와 화해를 이루기 위해 바울은 초지일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만 의롭게 된다”는 진리를 강조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성서적 교리 설교다.
김 목사는 일상적 예화와 간명한 도표를 사용해 자칫 난해하고 지루할 수 있는 로마서 강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율법은 죄인가?’(7:7∼13) 강해를 보자. 어머니가 외출하기 전에 어린 아들에게 냉장고 안 술은 절대 마시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아들은 십중팔구 그 술을 마신다.
이처럼 금지령이 있을 때 그것을 어기고 싶은 죄의 충동은 더 커진다. 즉 율법 자체가 아니라 율법을 어기고 싶은 인간의 죄성이 죄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려준다.(316∼317쪽)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에게 도움 될 책이다. 미국 남감리교대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목사는 한국의 대표적 모교회인 내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복음의 능력을 심오하게 서술한 로마서를 쉽게 읽는 법
입력 2017-05-11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