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야 샤라포바(258위·러시아)의 약물복용을 강력 비난했던 유지니 부샤드(60위·캐나다·사진)가 경기에서 샤라포바를 꺾은 뒤 또다시 말로 ‘한 방’을 날렸다. 부샤드는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 단식 2회전에서 샤라포바를 2대 1(7-5 2-6 6-4)로 물리쳤다.
부샤드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해 ‘제 2의 샤라포바’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정작 샤라포바와는 최근 ‘원수’같은 사이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샤라포바가 지난달 말 15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끝내고 코트로 돌아왔을 때 부샤드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부샤드는 “그런 선수는 평생 코트에 다시 발을 못 붙이게 해야한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이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 대회 전까지 샤라포바와 4번 만나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부샤드는 2시간 52분의 접전 끝에 승리했다.
부샤드는 경기 후 “정말 많은 동료 선수들로부터 응원을 받아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간절했다”며 “평소에 대화도 별로 하지 않던 선수들로부터도 격려 메시지를 받았다”며 의기양양해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말로 표현하기를 꺼렸을 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샤라포바를 정조준했다.
반면 샤라포바는 “이기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오늘도 여느 경기와 다를 바 없다”고 애써 담담함을 유지했다. 이날 패배로 샤라포바는 15일 열리는 WTA 투어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윔블던 본선에 자력으로 나설 수 있다.
모규엽 기자
부샤드, 이번엔 맞대결서 ‘한 방’
입력 2017-05-09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