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39) 중도 신당 앙마르슈 후보 뒤에서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해온 25살 연상의 아내 브리지트 트로뉴(64)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트로뉴는 기존 내조에만 집중해온 프랑스 영부인의 모델에서 벗어나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외향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남편을 보좌하며 강력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트로뉴를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에 빗대 “프랑스판 미셸 오바마”라고 소개했다.
24년 전 프랑스 아미앵의 사립고교에서 교사와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은 연극 동아리에서 함께 희곡을 쓰면서 사랑을 키워갔다. 당시 트로뉴는 자녀 3명을 둔 기혼자였지만 마크롱의 계속된 구애를 받으면서 마음을 열었다. 마크롱은 부모의 반대 때문에 파리로 ‘유배’까지 갔지만 결국 사랑의 힘으로 2006년 이혼한 트로뉴와 이듬해 결혼했다. 둘 사이에 난 아이는 없다.
대선 과정에서 트로뉴는 남편과 함께 대중 앞에 섰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배우자는 정치 무대에 나서지 않는 것이 관례였지만 트로뉴는 유세에 동행해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남편의 연설문 작성도 도왔다.
마크롱은 대선 1차 투표와 결선투표 직후 모두 트로뉴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랐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난달 23일 1차 투표가 끝난 직후 마크롱은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며 트로뉴를 치켜세웠다. 정치 신예 마크롱이 대선 후보로 주목받은 데는 트로뉴에 대한 호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세기의 여인 된 25살 연상 퍼스트레이디
입력 2017-05-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