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각박해질수록 자식에게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의 사랑이 그립죠.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입니다.”
8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로 배우 강부자(76)는 “어떤 효자를 데려와도 부모의 내리사랑에는 미치지 못한다. 10년 가까이 관객들이 이 작품에서 자신의 엄마를 떠올리며 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부자는 딸 역할의 배우 전미선(47)과 함께 8년째 이 연극에 출연 중이다.
2009년 1월 초연된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지금까지 700회 공연, 누적관객 62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관객점유율이 92.28%에 달한다.
이 작품은 오는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서울 공연 후에는 지방 투어가 이어질 예정이다.
강부자는 “신파인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개한 적 있다”면서 “셰익스피어의 ‘햄릿’ 같은 작품만 명작인가? 내가 보기에 복잡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햄릿’도 신파다. 우리 인생사가 모두 신파”라고 피력했다.
1962년 극단 산하의 ‘청기와집’으로 연극에 데뷔한 그는 그동안 방송과 무대를 번갈아가며 서왔다.
‘친정엄마와 2박3일’은 1997년 초연 이후 지금도 공연되는 연극 ‘오구’(연출 이윤택)와 함께 그의 양대 간판 레퍼토리로 꼽힌다. 700회 가운데 600회 이상 출연했다.
강부자는 “‘오구’도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친정엄마와 2박3일’이 내게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세련되진 않지만 모성애 깊은 엄마 역이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미선은 93년 ‘거짓말하는 여자’ 이후 16년 만인 2009년 ‘친정엄마와 2박3일’로 무대에 돌아왔다. 연극으로는 줄곧 이 작품에만 출연해 왔다.
전미선은 “다른 연극 출연을 제안받기도 했는데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커서 그런지 선뜻 나서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TV 드라마도 많이 했지만 강부자 선생님과 함께 출연한 것은 이 연극뿐이다. 강 선생님은 내게 또 다른 친정엄마와 같은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무뚝뚝해서 선생님께 애정 표현을 잘 못한다. 하지만 새로운 드라마 배역을 맡으면 선생님 집을 찾아가 연기 지도를 부탁하는 등 늘 의지한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강부자·전미선 “우린 또다른 친정엄마와 딸이 됐어요”
입력 2017-05-08 19:46 수정 2017-05-08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