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과 강릉 지역에서 사흘째 산불과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8일 9200여명의 인력과 헬기 37대 등 각종 장비를 동원, 일몰 직전 큰 불길을 잡고 밤새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전력을 쏟았다.
지난 6일 오전 11시40분쯤 삼척시 도계읍 점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까지 계속됐다. 피해면적은 100㏊에 이르렀다. 진화헬기 22대와 5700여명의 인력이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지난 6일 오후 3시30분쯤 강릉시 어흘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7일 오후 6시쯤 진화됐다가 2시간여 후인 8시30분쯤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당국은 헬기 15대와 3500여명의 인력을 다시 투입해 겨우 큰 불길을 잡았다. 57㏊의 산림과 주택 32채가 불에 탔고 6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두 지역의 산불로 축구장 200여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 157㏊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당국은 9일 일출과 동시에 헬기와 진화인력을 투입해 잔불을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9일 오후엔 영동지역에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완전 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화 과정에서 사고도 속출했다. 8일 오전 11시46분쯤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 하천에 산림청 소속 KA-32 헬기 1대가 비상착륙했다. 고압선에 걸려 비상착륙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헬기 탑승자 3명 중 정비사 조모(47)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7일에는 삼척에서 불을 끄던 엄모(53)씨가 어깨 부상을 입었고, 같은 날 오후에는 대구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이 눈을 다쳤다.
강원도는 피해복구와 이재민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해 지역엔 특별교부세 20억원이 투입돼 산불피해 응급복구, 이재민 구호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피해자 심리치료 활동을 펼치는 등 생활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산불 진화’ 사흘째 사투… 큰 불길은 잡아
입력 2017-05-08 17:48 수정 2017-05-08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