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2 안풍몰이… “여론조사 뒤엎는 기적 올 것”

입력 2017-05-08 18:07 수정 2017-05-08 21:18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대전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마무리 유세에서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안 후보는 “국민 손으로 여론조사를 뒤엎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다시 ‘미래’를 외쳤다. 그는 대선 당일인 9일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로 규정한 뒤 “안철수정부의 다른 이름은 국민이 만드는 미래정부”라고 선언했다. 당내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자체 판세 분석에 따라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며 고무된 양상이다.

안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낡은 과거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국민에 의한 결선투표로, 젊은 도전자 저 안철수가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호 1번과 2번은 과거, 수구 기득권 세력”이라며 “그들이 당선되면 광장은 5년 내내 분노한 대중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20대 총선 때의 선거 구호를 환기시키며 “1, 2번에게는 기회가 많았다”고 상기시켰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1번을 찍으면 이 나라가 두 동강으로 나뉘어 분열하고 대결하는 정치를 반복하게 된다”며 “이들은 선거 전에는 통합을 외치다가 선거 후엔 도움 준 사람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끼리끼리 나눠먹었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서는 “2번을 찍으면 이 나라는 다시 탄핵국면 때의 부끄러운 과거로 돌아간다”고 했다.

안 후보는 당선 직후 대통령 직무를 즉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을 할 시간이 없다”며 “가장 먼저 경쟁 후보와 전화통화를 해 빠른 시일 내 국정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하향세가 뚜렷했던 안 후보는 이날 시종일관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 광화문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 손으로 여론조사를 뒤엎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발언은 국민의당의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근거로 한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의 근소한 우위를 바탕으로 초박빙 구도가 펼쳐질 거란 입장이다. 장병완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은 “투표율이 관건”이라며 “80% 이상이면 초박빙, 85% 이상이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상황실 관계자는 “‘그린 크로스’(국민의당 상징인 녹색이 1위로 역전하는 현상)가 시작됐다”며 “도보 유세 이후 급격하게 여론조사가 오름세로 돌아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시작한 ‘뚜벅이 유세’는 대선 전날까지 계속됐다. “이 유세는 제2의 ‘안풍(安風)’”이라고 언급한 안 후보는 이날 서울·대전·충청 지역 8곳을 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과 노원역 출근길 유세를 거쳐 어버이날을 기념해 노원 수락양로원을 찾았다. 안 후보는 양로원에서 ‘삶이 어렵다’고 울먹이는 노인을 껴안고 “말씀 잊지 않겠다”며 위로했다.

오후에는 국민의당 창당 대회를 개최했던 대전 및 충청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 후보는 대전 중구 유세에서 “대전·충청은 제가 카이스트 교수로 청춘콘서트를 시작한 곳이자 국민의당이 태어난 곳”이라며 “안희정 충남지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능력 있는 전국의 모든 인재를 찾아 쓰겠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걸음 수 1만2000보 이상을 기록한 안 후보는 밤늦게 서울로 돌아와 홍대 앞 거리 유세 뒤 근처 카페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선거운동을 마감했다.

문동성 기자, 대전=조효석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