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처럼… 반기득권 바람이 띄운 젊은 리더들

입력 2017-05-09 05:00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39)이 승리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 ‘젊은 피’ 리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 지도자에게 ‘연륜’이 요구됐던 기존의 관념을 탈피해 신선한 ‘활력’을 기대하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 30, 40대 젊은 리더에게 국정 운영을 맡긴 나라는 생각보다 많다. 각국 세대교체의 첨병들은 젊은 만큼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기존 관행을 깨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행보로 ‘영(Young) 파워’를 발휘해 왔다.

마크롱에 앞서 가장 주목받아 온 젊은 지도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다. 2015년 43세의 나이로 캐나다를 이끌게 된 그는 자유당 대표 시절부터 젊음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주장해 왔다. 총리 취임 이후에도 ‘꽃미남’ 외모를 바탕으로 탁월한 소통 능력을 보여주며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2015년 만 40세 나이로 취임하며 풍랑에 휩쓸린 그리스호의 방향키를 잡았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대표를 지낸 젊은 총리는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 속에서 채권국들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강력하고 진보적인 리더십을 선보였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현재 41세로 2014년 38세 때 총리가 됐다. 그는 벨기에가 독립 국가로 인정받은 1839년 이래 가장 어린 지도자가 됐다. 이미 16세에 정당 활동을 시작한 미셸 총리는 정치 입문 2년 만에 지방의원에 선출됐고, 25세에 개발협력장관에 취임하며 정치권의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운 바 있다.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43세 때인 2015년에 대통령이 되면서 자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2013년 44세에 취임했다. 볼로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와 라타스 위리 에스토니아 총리는 모두 지난해 38세의 나이로 국가수반이 됐다.

‘재스민 혁명’으로 아랍의 봄을 촉발한 튀니지도 젊은 리더를 뽑았다. 지난해 40세로 집권한 유세프 샤히드 총리는 튀니지 독립(1956년) 이래 최연소 국가 지도자가 됐다.

현직 국가수반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정권을 창출한 인물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였다. 1998년 35세에 총리에 취임한 그는 2002년 총선에서 패해 물러났다가 2010년 다시 총리가 됐다.

지난해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도 각각 2010년 43세와 2014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에 취임해 ‘젊은 피’ 계보에 이름을 남겼다.

이밖에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43세, 펠리페 곤살레스 전 스페인 총리는 40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35세에 각각 총리직을 맡았다. 미국에선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42세에 취임했고, ‘젊은 리더십’의 상징이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43세에 정권을 잡았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