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좌파정권 막아내자”… 서울광장서 ‘필승대첩’

입력 2017-05-08 18:03 수정 2017-05-09 00:46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필승대첩' 유세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던 이곳에서 보수 총결집을 호소했다. 김지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560㎞의 전국 유세로 1만㎞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공들여온 지역을 순회하며 선거 막판까지 보수층 결집에 주력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역전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섀도캐비닛(예비내각)’ 일부를 공개하며 집권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홍 후보는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 대전, 충남 천안, 서울까지 경부선 상행선을 따라 유세를 벌이며 “친북좌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90%만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역 거점유세 이름도 ‘위대한 국민,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지었다. 보수 지지층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막판 세몰이다.

홍 후보는 출발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선 구도를 ‘삼국지’에 빗댔다. 그는 “중국 삼국시대에 형주(荊州)를 장악하는 자가 중국을 통일한다고 했다. 오늘 경부선 유세는 형주(영남)를 출발해 중원을 장악하는 삼국시대 통일의 완성에 해당되는 마지막 대장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대선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섀도캐비닛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하면 가장 중요한 게 안보, 그 다음에 강성 귀족노조, 전교조, 그리고 종북세력 타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는 박정이 예비역 대장, 노동은 강성 귀족노조를 제압할 수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후보는 “내부적으로 검증을 마치는 대로 바로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계속 이어갔다. 홍 후보는 부산역 앞 유세에서 문 후보와 문 후보 아들 준용씨, ‘PK(부산·경남) 패륜집단’ 발언을 한 문용식 전 민주당 가짜뉴스대책단장을 ‘문(文)삼 트리오’라고 부르며 “이런 괘씸한 놈들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 유세에서는 “‘패륜 발언’ 때문에 부산·대구가 싹 돌아섰다”고도 했다.

홍 후보는 대구 유세에서도 문 후보를 향해 “옛날 같으면 ‘친북좌파’라고 하면 색깔론 한다고 하더만, (이제는) 끽 소리 안 한다. 친북좌파가 맞으니까 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다른 대선 후보들을 향해서 ‘문쩔쩔’(문 후보) ‘안초딩’(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배신’(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배배’(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비하 의미가 담긴 별명으로 불렀다. 대구 유세 도중 한 여성이 흉기를 소지한 채 유세 현장에 있다가 시민 제보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홍 후보는 오후 8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필승대첩’ 유세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지난겨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를 겨냥해 “광화문 떼법은 절대 용서치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어쩌다보니 떼법이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며 “떼법이 아닌 법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연설 말미엔 오른팔을 치켜들고 “5월 9일은 친북 좌파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대형 태극기를 펼치며 환호했다. 한국당은 유세 현장에 3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대전=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