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흡연으로 심각한 질병을 얻은 환자가 직접 등장해 담배의 폐해를 말하는 ‘증언형 금연광고’의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달 말 공개 예정인 두 번째 ‘증언형 TV 금연광고’에는 40여년간 습관처럼 담배를 피워오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걸린 60대 남성이 등장해 ‘숨 못 쉬는’ 고통과 공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8일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 즈음에 현재 제작 중인 증언형 금연광고 2호를 지상파 TV 등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언형 금연광고는 2012년부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도입해 큰 효과를 거둔 ‘과거 흡연자들로부터의 조언(Tips from former smokers)’ 캠페인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번 2호 광고에는 20대부터 피워온 담배로 몇 년 전 COPD 진단을 받고 하루하루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 살고 있는 60대 남성이 출연한다. COPD는 담배연기 등이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켜 기관지를 좁아지게 만들고 폐의 허파꽈리를 파괴해 점점 숨쉬기 힘들어지는 병이다. 한번 망가진 폐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광고 등장인물은 COPD를 판정받고 담배를 끊었지만 코로 산소공급 장치를 끼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든 환자”라고 말했다. 이 환자는 지난해 증언형 금연 캠페인 대상으로 발굴된 최종 두 명 중 한 명이다.
32년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려 혀의 3분의 1을 잘라낸 임현용(가명·55)씨가 나오는 1호 금연광고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올해 3월 초까지 TV 전파를 탔다. 다만 혐오스러운 모습 등 극단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보다는 감성적 메시지 전달에 그치다보니 미국 CDC 광고나 기존 ‘연출된 금연광고’에 비해 임팩트가 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금연학회 홍보이사인 이성규(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박사는 “금연광고가 여러 차례 선보이면서 흡연자들이 ‘담배 공포’에 둔감해진 측면도 있는 만큼 동일한 인물 광고를 여러 번 반복하기보다 여러 명의 피해자 증언과 충격적인 모습을 돌아가며 보여주는 게 흡연자들에게 훨씬 더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단독] 점점 독해지는 금연광고… 이래도 피우시겠습니까?
입력 2017-05-08 17:45 수정 2017-05-08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