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축구클럽 샤페코엔시가 지난해 겪었던 ‘비행기 참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기적을 써나가고 있다.
샤페코엔시는 8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아레나 콘다에서 열린 산타 카타리나주 리그 최종 결승전 아바이와의 경기에서 0대 1로 졌다. 샤페코엔시는 1, 2차전 합계에서 1대 1(1-0 0-1)로 동률을 이뤘지만 정규리그 통합 성적에서 우위를 점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후기리그 우승을 거둔 샤페코엔시는 전기리그 우승팀 아바이와 두 차례 맞붙어 최종 승자를 가렸다.
1973년 창단한 샤페코엔시는 2009년까지 브라질 4부 리그에 속했다. 이후 조금씩 승격을 거듭했고, 2014년부터는 1부 리그에서 날개를 펼쳤다. 지난해 11월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코파 수다메리카나(남미 축구클럽 대항전)에 진출해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대회 결승전을 위해 콜롬비아로 이동하던 중 불의의 항공기 추락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선수 19명 중 16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회 첫 결승 진출의 기쁨에 젖어 있던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였다. 전 세계 축구 관계자들은 샤페코엔시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샤페코엔시는 슬픔에만 젖어 있지 않았다. 먼저 간 동료들을 위해 떳떳한 팀이 되고자 이를 악물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샤페코엔시는 올 시즌 22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해 팀 재건에 나섰고 성공했다. 또 이번 리그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
샤페코엔시는 오는 11일 콜롬비아의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나시오날과 레코파 수다메리카나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다. 레코파 수다메리카나는 코파 수다메리카나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격돌하는 일종의 컵대회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인 나시오날은 지난해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에서 추모의 뜻으로 기권을 선언하며 샤페코엔시에 우승컵을 양보했다. 지난 5일 1차전에서는 샤페코엔시가 나시오날을 2대 1로 꺾었다. 샤페코엔시는 세상을 떠난 동료들에게 바칠 또 하나의 우승컵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샤페코엔시, 사고 후 첫 공식 우승 쾌거… 작년 비행기 참사로 선수 19명 중 16명 사망
입력 2017-05-08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