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독일 도피 중에도 朴 잠옷 등 수시로 챙겼다”

입력 2017-05-08 18:15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지난해 독일 도피 생활 중에도 국내 측근에게 연락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잠옷이나 화장품 등을 수시로 챙겼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마시던 주스까지 수입 제품으로 꼼꼼하게 신경 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최씨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8일 최씨 운전기사인 방모씨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이른바 방 과장으로 불린 방씨는 최씨가 독일에 머물던 지난해 9∼10월 이영선·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과 70여 차례 통화했다.

특검이 “이렇게 빈번히 통화할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방씨는 “최씨가 독일에서 전화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할 잠옷과 화장품, 주기적으로 드시는 주스 등을 두 행정관에게 가져다주라고 시킬 때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방씨는 또 “잠옷은 서울 이촌동(용산) 모 쇼핑센터 지하 수입품을 파는 가게에서 최씨가 직접 다 샀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마시는 주스는 수입한 것으로, 최씨 돈으로 구입해 최씨도 마시고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씨 측은 즉각 반발했다. 최씨 변호인은 “잠옷이나 주스 대금을 최씨가 지급했다는 건 방씨 추측에 불과하다”며 “추후 변제 과정이 있는 만큼 최씨가 돈을 다 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삼성이 정유라씨 승마 훈련을 단독으로 지원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삼성 단독 지원은 처음부터 생각도 안 했다”며 “정유연(정유라 본명)은 삼성(이 구입한) 말로 독일에 간 게 아니라, 애가 원래 갖고 있던 말을 가져가서 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