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봄 냄새만 맡으면 펄펄 나는 ‘킹’ 르브론 제임스

입력 2017-05-08 17:58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8일(한국시간) 열린 2016-2017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 토론토랩터스와의 경기에서 투핸드 덩크슛을 꽂고 있다. AP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봄 냄새만 맡으면 괴물모드가 된다. 들소와도 같은 피지컬에 플레이오프 우승컵을 향한 집중력까지 더해지면서 상대가 막을 수 없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벌어진 2016-2017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에서 109대 102로 승리했다.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을 거두며 3시즌 연속 동부 컨퍼런스 결승 티켓을 따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제임스의 활약은 경이로울 정도다. 클리블랜드의 공격은 대부분 제임스의 손에서 시작됐다. 올 정규리그에서 평균 26.4점을 넣었던 제임스는 이날 35점을 넣는 등 플레이오프 평균 34.4점을 적립하고 있다. 평균 득점이 리그때보다 8점이나 올랐다.

제임스의 손끝에서 본인과 소속팀도 역사를 쓰고 있다. 제임스는 이날까지 플레이오프 통산 5847점으로 역대 2위를 기록 중이다. 플레이오프 통산 특점 1위인 ‘황제’ 마이클 조던의 5987점에는 140점만이 모자란다. 지금 추세라면 4∼5경기만 더 뛰면 역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플레이오프에서 전인미답의 6000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8연승을 포함해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 1, 2라운드 전승을 거뒀다. 이는 NBA 역사상 첫 기록이다.

제임스는 NBA 최고 연봉 선수(3100만 달러·약 361억원)답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파이널에 오르며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해왔다. 마이애미 히트를 이끌며 4차례, 2015년 친정팀 클리블랜드로 복귀한 뒤 2년 연속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이중 우승 3회, 준우승 3회라는 업적을 남겼으며 소속팀이 우승했던 해(2012 2013 2016)에는 항상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자신의 원맨쇼에 힘입어 소속팀들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곤 하지만 그가 플레이오프에서 단순한 득점기계에만 머무르지는 않았다. 자신에게 수비 2∼3명이 붙으면 외곽에 있는 동료들의 입맛에 맞는 패스도 기가막히게 주고 있다. 결정적인 리바운드도 그의 몫이었다. 제임스는 이날 경기 후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난 단지 클리블랜드가 동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하도록 만든 팀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만 들어서면 그의 경기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때문이다. 일반 리그경기에서는 템포를 조절하다가 우승컵을 향해서는 마치 피냄새를 맡는 상어마냥 투혼을 불사른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리그 막판 클리블랜드의 공격·수비조직이 무너졌을 때 “플레이오프에서 잘 하면 된다”며 주위의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 그의 말은 현실화하고 있다. NBA 플레이오프의 각종 기록을 깰 제임스의 행보에 전세계 농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