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 예수 내가 알기 전' 90장(통 9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마가복음 1장 40∼45절
말씀 : 19세기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이 정신질환 증상 중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처음 밝힌 게 있습니다. 바로 ‘사이코패스’입니다. 미국 부르크하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병의 원인이 사회·환경적 요소도 있지만 생물학적 요소도 있다는 겁니다. 사이코패스 환자의 뇌를 살펴보면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 밖에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자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기 자신의 고통도 무감각해져 버렸고, 남의 고통에도 무감각해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정신적 무감각’이 끔찍한 범죄를 야기한다는 겁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한센병이 당시 왜 무서운 질병이었을까요. 병에 걸렸음에도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모든 신경이 무감각해져 버린 것입니다. 한센병이 더 무서운 건 당시 이들에게 내려진 가혹 행위 때문입니다. 한센병 진단을 받으면 그 사람은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완전히 축출당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를 만나주십니다. 본문 41절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불쌍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시니.” 예수님은 한센병자를 만나주는 이상으로 저에게 손을 내밀어 만져주십니다. 사실 예수님의 능력은 말씀에 있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병이 낫고 귀신이 쫓겨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한센병자에게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대셨습니다. 당시 어떤 누구도 병자의 몸을 만지지 않았습니다. 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앞선 것이 병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두려움이 사랑보다도 앞섰던 것입니다. 가족도 만지길 꺼리는 한센병자의 몸에 손을 대면서 예수님은 그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믿음으로 나아온 그를 사랑하신 겁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한센병에 걸린 사람입니다. 몸으로는 병에 걸리지 않았어도 정신적으로는 한센병에 걸렸습니다. 내 이익에 대해선 민감할 정도로 온 감각을 동원하지만, 자신의 죄에 대해선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합니다. 무감각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우리 삶의 형국입니다. 죄를 지어도 그게 죄인 줄 몰랐습니다. 형제를 미워해도 그게 죄인 줄 몰랐습니다. 욕심이 가득하고 욕망만 앞세우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까. 그와 같은 우리에게 주님은 십자가의 사랑으로 보답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손을 먼저 잡은 것이 아니라 그분의 손이 우리를 먼저 만져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리를 고쳐주신 것입니다.
그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하십시오. 십자가의 사랑은 만져서는 안 될 사람들을 만져주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삶이 그러하셨고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합니다. 만질 수 있는 사람을 만지는 것은 십자가의 사랑이 아닙니다. 만질 수 없는 사람을 만지는 것이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십자가의 사랑을 나타내 보이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우리를 사랑하사 십자가의 사랑을 나타내 주셨듯이 우리도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로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선명 목사(인천 평화루터교회)
[가정예배 365-5월 10일]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입력 2017-05-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