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업체들, 더마코스메틱 시장 역전 노린다

입력 2017-05-09 00:00

해외 유명 뷰티 업체들이 형성했던 더마코스메틱(피부과학+화장품) 시장을 국내 뷰티 업체들이 견인하고 있다. 국내 기술력으로 탄생한 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고 대형 뷰티 업체들도 더마코스메틱에 주목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8일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더마코스메틱 카테고리 연평균 매출 신장률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0%에 달했다. 올해(1월 1일∼5월 7일)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이 40% 증가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최근에는 드러그스토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창기에는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아벤느를 보유한 프랑스 피에르파브르더모코스메틱사와 비쉬, 라로슈포제 등을 갖고 있는 로레알그룹, 스페인 퓨익사(유리아주), 독일 피지오겔 등이 대표 더마코스메틱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유럽 현지 약국을 통해 더마코스메틱을 접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키웠다.

최근에는 국내 제품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가습기 살균제 등 화학제품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면서 저자극 제품에 대한 시장 자체가 커진 데다 피부과 전문의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의약품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설명에 피부과 ‘전문의’라는 표현을 직접 쓰고 있지는 않다.

특히 국내 뷰티 업계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계열사 태평양제약을 통해 ‘아토베리어’ 등의 제품을 선보이며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태평양제약 사명을 ‘에스트라’로 변경하기도 했다. 브랜드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유명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CNP차앤박 지분 일부를 인수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제품 인기가 높아지자 럭셔리 화장품 라인 CNP Rx(씨앤피 알엑스)를 신규 론칭하기도 했다.

피부 전문가들이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는 의미를 담아 브랜드에 ‘닥터’를 삽입한 국내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더마코스메틱 본고장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6개국을 포함, 전 세계 23개국에 진출해 있다. 고운세상피부과 전문가들이 만든 닥터지(Dr.G)도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