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서경석·이광웅 팀, 복강경 간 부분절제 수술 100례 돌파

입력 2017-05-09 00:04
간 절제수술 시 L자형으로 이뤄진 과거 개복수술 방식과 요즘의 복강경 수술 방식의 흉터 비교.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최근 복강경을 이용한 생체 기증 간 부분절제 수술 100례를 돌파했다. 이 수술은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를 위해 딸이 기증한 생체 간 일부를 이식해주는 것이었다.

서울대병원은 간담췌외과 서경석(사진) 이광웅 교수팀이 지난해 11월 딸 봉송이(28·싱어송라이터) 씨가 기증한 생체 간 일부를 아버지 봉익선(56)씨에게 이식해주고 최근 6개월간 관찰한 결과 생착(生着)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식수술 환자가 급성기 거부반응 위험을 모두 극복하고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술 전 환자는 간암이 재발해 간 이식 외에는 달리 살 방도가 없는 상태였다.

복강경만으로 생체 기증자의 간을 부분 절제해 이식하는 수술을 100례 이상 시술하기는 세계적으로 서 교수팀이 처음이다.

간 절제 수술을 받으면 복부에 큰 흉터가 남을 것 같지만, 기증자 송이씨의 배에서는 흉터를 찾아보기 어렵다. 기증자의 간 일부를 들어내기 위해 L자형으로 복부를 크게 절개했다가 봉합하는 과거 방식을 쓰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진행, 상처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행하면 복부에 1∼2㎝ 크기의 창을 많아야 3∼5개, 적을 경우 배꼽 부위에 단 한개만 뚫고도 수술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회복도 빨라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간이 단축된다.

서경석 교수는 “대부분의 기증 간 절제 수술을 ‘순수 복강경 수술’만으로 진행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며 “시술 시 배 이상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만 힘든 복강경 수술을 고집하는 이유는 생체 간 기증자의 헌신적 희생정신에 이렇게라도 보답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