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혁명’의 발원지 서울 광화문광장, ‘태극기집회’의 집결지 서울광장, 과학·기술의 본산 대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9일 0시 종료되는 제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의 ‘피날레 장소’로 꼽은 곳이다. 이들 장소는 각 후보가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르게 한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 후보 측은 마지막 집중유세 지역을 정부서울청사와 이순신 장군 동상, 청와대 진입로가 마주하는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정했다. 전병헌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7일 “문 후보가 그동안 강조했던 ‘광화문 대통령’ 의미와 이순신 장군의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들다) 정신,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원동력이 됐던 촛불 민심을 받들겠다는 뜻에서 광화문광장을 최종 유세 장소로 잠정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조산하’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서애 유성룡에게 전해준 글귀다. 문 후보가 지난 연말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광화문광장에서 오후 7시부터 2시간 정도 최종 대규모 유세를 한 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야간 노동자 쉼터로 이동한다. 대리운전기사 등 야간에 근무하는 노동자와의 만남을 통해 인권변호사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늦은 밤엔 강남 지역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당세가 열악한 강남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청년 지지층과 접촉면을 늘려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밤 10시부터는 공개장소 연설 등이 불가능하다는 규정도 반영됐다.
홍 후보는 8일 저녁 ‘태극기 민심’을 태동시킨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필승! 마지막 서울대첩 총력유세’를 펼치기로 했다. 탄핵 정국에서 촛불 민심에 맞불을 놓은 태극기 표심을 자극해 막판 역전극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한국당은 확실한 세 과시를 위해 당원 총동원령도 내렸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강력한 마지막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장소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 선택에는 다른 후보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을 동원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홍 후보 측은 “서울광장이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선택한 광화문광장 인근 공간보다 더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다”며 “골든크로스를 통한 승리의 의지를 마지막 세 과시를 통해 표현할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어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에서 유권자들과 직접 스킨십에 나선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이 창당한 대전을 최종 유세지로 선택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총선을 두 달 앞둔 2월 1일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대전은 국민의당의 ‘정치적 성지’ 역할을 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4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최종 경선도 대전에서 열었다. 대전이 안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외쳐 온 ‘미래’ ‘혁신’ ‘교육’의 상징적 장소이면서 지정학적 중심이라는 이유도 있다.
안 후보는 대전 유세를 마친 뒤엔 서울 서대문구 홍익대 인근 카페로 이동해 오후 10시부터 페이스북 방송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안 후보 측은 “특정권역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그간 선거운동의 소회도 밝히고 에피소드도 공개한다. 초대 손님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서울 명동 입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동대문으로 이동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상인과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도 검토했지만 결국 젊은 유권자가 많은 명동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바른정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유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시민들을 만나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알리고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서울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를 할 계획이다. 청년층 표심을 마지막까지 자극해 두 자릿수 득표율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승욱 권지혜 이종선 기자 applesu@kmib.co.kr
文 광화문, 洪 서울광장, 安 대전서… 피날레 장식한다
입력 2017-05-08 05:28 수정 2017-05-08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