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선 막판 대역전을 견인할 키워드로 ‘미래’를 선택했다. ‘계파 패권세력’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모두 정치 변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0대 총선의 ‘안풍(安風)’을 되살린다면 대선 승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식 선거대책위 전략본부장은 7일 “미래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기조”라며 “‘과거’ 문재인과 ‘미래’ 안철수의 양자 대결이라는 대선의 본질은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을 비장하게 전달하기 위해 안 후보가 도보 유세를 통해 절실한 호소를 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국민에 의한 ‘골든크로스’가 올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미래와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질수록 유리한 구도로 갈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도 서있다. 안 후보가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지적한 점이 유권자에게 각인됐다는 것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개혁, 변화, 미래라는 3가지 키워드 모두 안 후보가 우위에 있다”며 “‘새정치’에 대한 여운도 아직 남아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뚜벅이 유세’가 바닥 민심을 돌려세웠다고 주장한다. 박지원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안 후보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역전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한 국민의당 의원도 “전날 광주 현장에서 보여준 호응이 심상치 않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검색 사이트와 페이스북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유세 지역을 중심으로 검색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어 문 후보와의 검색량 차이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7일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진 서울 도보 유세에서도 ‘미래 대통령’을 강조했다. 잠실역을 시작으로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 홍대입구역, 신촌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 지역 8곳을 돌며 메시지 전파에 전력을 다했다. 그는 잠실역에서 강남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한 30대 남성과 10여분간 토론하며 “지금까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던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려 한다”고 호소했다. 홍대입구역 앞에서는 커피숍 난간에 올라 수백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반드시 20년 미래 먹거리·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당 관계자는 이날만 시민 수만명이 안 후보와 접촉했다고 전했다.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공동정부 관련 기자회견 뒤 일주일 만에 입을 열어 안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대선 당시의 안풍이 다시 일어나는 기운을 느낀다”며 “국민 여론이 패권세력의 재집권을 막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험을 갖춘 많은 능력자들이 향후 공동정부를 꾸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과거 문재인 vs 미래 안철수”… 제2 安風 대역전 기대
입력 2017-05-08 05:35 수정 2017-05-08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