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家, 中부호 상대 ‘비자세일즈’ 논란

입력 2017-05-08 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사진) 백악관 선임고문의 가족기업인 ‘쿠슈너 컴퍼니’가 중국에서 대대적인 사업설명회를 열어 투자이민을 장려했다. 이해상충 논란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 기조에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쿠슈너 일가가 베이징의 호텔 연회장에서 중국 부호들에게 50만 달러짜리 투자이민비자를 판촉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쿠슈너의 여동생 니콜 쿠슈너 메이어는 이날 베이징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직접 연단에 올랐다. 그는 쿠슈너 컴퍼니가 추진 중인 뉴저지주 부동산 프로젝트에 50만 달러(약 5억6800만원)를 투자하고 EB-5 비자(투자이민비자)를 취득할 것을 권유했다. 이어 “쿠슈너 가문도 난민 신분으로 이주한 뒤 사업을 일궈냈다”며 “쿠슈너 컴퍼니에 투자하면 여러분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소 투자금액이 오르기 전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현장에서는 ‘50만 달러 투자하고 미국으로 이민 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팸플릿도 배포됐다.

EB-5는 50만 달러를 투자하면 영주권(그린카드)을 얻을 수 있어 ‘황금비자(golden visa)’로 불린다. 미 의회는 EB-5 비자 발급을 위한 최소 투자금액을 현행 50만 달러에서 135만 달러(15억3400만원)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위 기업’인 쿠슈너 컴퍼니가 투자이민을 장려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슈너는 지난 1월 백악관 고문에 임명되면서 쿠슈너 컴퍼니 회장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쿠슈너 컴퍼니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쿠슈너의 배경을 이용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이해상충 논란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쿠슈너 컴퍼니는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중국 안방보험과 4억 달러(4546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상을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