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최명주(65·여)씨는 41년간 시어머니를 봉양해 왔다. 자택 1층에서 가게를 하며 2층에 있는 시어머니를 수시로 찾아가 음식을 챙겨드리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며 애정을 쏟았다.
5년 전 시어머니가 치매 3급 판정을 받았지만 효행은 멈추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집안 곳곳의 문을 잠가버리는 등 가족을 피하려 했지만 최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따며 시어머니를 올바르게 모실 방법을 찾았다. 주말이면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여행을 다녔다.
최씨의 지속적인 간호에 시어머니의 치매도 4급으로 호전되는 등 변화를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1남2녀의 자녀들은 출가한 이후에도 최씨와 시어머니를 자주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웃에서는 ‘우애 가득한 가족’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대전에 거주하는 정근량(59·여)씨는 1984년 결혼하면서부터 신체가 허약한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33년째 들어왔다. 정씨의 효행은 지역 어르신들에게도 이어졌다. 명절과 혹한, 혹서기에 수시로 경로당과 홀몸 어르신댁을 찾아 말벗이 돼 주변을 보살피는 등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11년간 마을 통장을 지내며 경로당 청소와 경로잔치 돕기에 앞장섰다. 어려운 이웃에게는 복지서비스를 연계해주기도 했다.
전북에 거주하는 조정현(60)씨는 부모가 돌아가신 후 장모를 친어머니처럼 16년째 모시고 있다. 그는 “자식이 효도하면 양친이 즐거워하고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뤄진다”는 명심보감의 가르침을 따라 장모와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이가 튼튼 100세 건강’ 등 다양한 효 실천 후원행사를 50여회 참여했다.
보건복지부는 어버이날을 맞아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씨(국민훈장 동백장)와 정씨(국민훈장 목련장) 등 31명에게 정부포상을, 69명에게 장관표창을 수여한다. 효행자와 장한어버이 등 포상 대상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효운동단체와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한편 서울시도 이날 오전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33명(곳)의 개인과 단체에 서울시장표창을 수여한다. 지적장애와 정신장애를 가진 자녀를 기르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가정의 생계까지 책임져온 심영자(67·여·서대문구)씨 등 7명은 장한어버이로 표창을 받는다.
선천성 1급 시각장애인인데도 고령의 어머니(99)를 극진히 봉양한 김형종(56·강서구)씨 등 17명은 효행자 분야에서 수상한다. 어르신을 보육교사 도우미와 전통문화지킴이로 가정어린이집에 연계해 온 서초구가정어린이집연합회, 어르신의 권리와 인식개선을 위해 앞장서온 한국노인인권센터 등 9개 단체(개인)도 효 실천과 노인 인권 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김동우 기자, 라동철 선임기자 love@kmib.co.kr
어버이날… 복지부, 효행실천 유공자 100명 포상·표창
입력 2017-05-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