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여관 리모델링… 무주택 청년에 장기 임대

입력 2017-05-07 21:32
지난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공급된 제1호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의 시공 전(왼쪽 사진)과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하게 새 단장된 후의 모습. 서울시 제공

독립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주거비는 생계비 중에서도 부담이 가장 큰 항목이다. 일자리가 있어도 주거비 부담 때문에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집에서 사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290가구의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공급키로 하고 사업시행자를 연중 상시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은 낡은 고시원이나 여관·모텔 등을 개인 주거공간과 공용 커뮤니티 공간이 결합된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청년 1인가구에게 저렴한 임대료에 장기간 임대해 주는 주택이다. 경기 침체와 노후화로 늘어나는 공실(空室·빈방) 때문에 고민하는 건물주와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찾는 청년 주거빈곤층을 연결하는 민·관협업 사업모델이다.

사업시행자가 지은지 15년 이상 된 비주택을 매입·임대해 리모델링한 후 무주택이고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70%이하인 청년 1인가구에게 최장 6∼10년 동안 시세 80%의 임대료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는 사업기간(6∼10년)에 따라 리모델링 비용의 60∼80%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사업자는 사업비의 최대 90%까지 서울시 정책자금인 사회투자기금을 통해 융자받을 수 있다.

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시범사업을 통해 신림동에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2개동 40가구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공급량을 지난해의 7배가 넘는 290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리모델링 비용 지원 한도도 기존 최대 1억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늘렸다.

사업시행자는 주택 리모델링 경험과 능력이 있고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택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중소기업(건설·부동산·임대업종) 등이 해당된다. 매입·임차를 희망하는 건축물에 대해 건물주의 동의를 받아 사업제안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춰 서울시 주택정책과에 방문접수하면 된다.

시는 사회적 경제 주체에 토지를 30년 이상 임대(연 1%)해 사회주택을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성북구 정릉동 청년 공유주택(15가구) 입주자를 8일부터 모집한다. 보증금은 2300만∼3200만원 수준이며 월 임대료는 10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www.i-sh.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라는 신조어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문제 해소를 위해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비롯해 다양한 주거모델을 개발해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