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스포츠카 이미지로 각인된 페라리가 실용성과 안락함을 가미한 4인승 슈퍼카 ‘GTC4루쏘T’(이하 루쏘T)로 한국고객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루쏘T를 시승했다. 지난해 9월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루쏘T는 4인 가족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뒷좌석은 180㎝가 넘는 성인이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헤드·레그룸을 제공한다. 뒷좌석이 높게 설계돼 시야를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450ℓ로 여행가방 여러 개가 들어갈 수 있고, 뒷좌석을 접을 경우 800ℓ까지 적재용량이 늘어난다.
기존 페라리의 슈퍼카와 다른 점은 주행에서도 드러났다. 서킷에 진입하며 가속페달을 얕게 밟으니 일반 세단 차량처럼 정숙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렸다. 도심 등 일상주행이 가능하도록 절충한 페라리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직선코스에서 급가속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곧 페라리 특유의 굉음을 뿜어내며 본성을 드러낸다. 최대출력 610마력에 달하는 3.9ℓ 8기통 터보엔진을 장착한 루쏘T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불과 3.5초다. 10.8초면 시속 200㎞에 도달한다. 코너에서의 움직임도 탁월하다. 코너에 진입하는 순간 뒷바퀴가 앞바퀴의 진행방향과는 반대로 살짝 틀어져 코너를 빠르게 돌게 하고, 이후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빠른 코너탈출을 돕는 4WS(rear-wheel steering) 시스템 덕분이다.
다만 차량 값이 3억원 중반부터 시작되는 만큼 일반 도로에서 루쏘T를 탄 가족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옵션에 따라 1∼2억원이 추가될 수 있다.
정현수 기자
페라리 루쏘T 시승기, 가속페달 살짝 밟으니 부드러운 속도감
입력 2017-05-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