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대북 압박에 협조하는 대가로 대중 강경파인 해리 해리스(사진) 태평양군사령관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6일 미·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달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를 통해 해리스 사령관 교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시기는 지난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즈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를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태평양 지역 안보 책임자인 해리스 사령관은 미·중 간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와 한반도 문제 등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달에는 북한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칼빈슨 항모전단의 한반도 주변 이동을 명령했다. 그는 또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국 일본 호주와 완전한 통합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댜오위다오(釣魚島)가 공격을 받으면 미군이 방위에 나서겠다고 밝혀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따라서 중국이 내정간섭 논란을 무릅쓰고 해리스 사령관 경질을 트럼프 행정부에 직접 요구한 것은 그만큼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中, 태평양군사령관 교체 요구”
입력 2017-05-07 18:14 수정 2017-05-07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