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41세 일터 ‘老化’ 가속

입력 2017-05-08 05:01

최근 국내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실업자 나이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젊은 노동력이 필요한 업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산업일꾼들이 늙어간다’ 보고서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30대 중반을 유지하던 취업자 평균 연령이 2015년 41.1세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5년간(2010∼2015년) 취업자 평균 연령이 2.1세 높아졌다. 2000년대 초반 1.2∼1.4세 수준이던 5년 단위 평균 연령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것이다.

반면 실업자들은 젊어지고 있다. 실업자 평균 연령은 2015년 38.0세에서 2016년 37.7세로 낮아졌다. 현경연은 이를 최근 청년 취업난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취업자 중 29세 이하 비중은 1995년 36.4%로 전체 고용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18.0%로 반토막났다.

취업자와 실업자 간 상반된 평균 연령 추이는 국내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 환경이 열악한 일자리를 청년들이 기피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중고령층 여성의 취업이 활발해진 것도 작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업종은 농림어업(45.1세) 광업(49.2세) 등 1, 2차 산업과 운수업(46.9세) 하수폐기물산업(46.4세) 등 저부가가치 업종이었다.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장도 고령화 수준이 심각했다. 직종별로 따져보면 단순노무와 관리자의 평균 연령이 49.1세로 가장 높았다.

현경연 김천구 연구위원은 “취업자 고령화는 생산성에 비해 많은 임금을 줘야 하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청년실업 해결을 통해 취업자 고령화를 지연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령 노동자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령자 친화적인 근무 여건 마련에도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