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앞두고 투표의 중요성 강조… 선거 관련 어린이책 봇물

입력 2017-05-08 05:00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선거 관련 어린이책 표지. 각 출판사 제공

‘마우스 랜드’는 생쥐들의 나라다. 우리가 그렇듯 생쥐들도 5년마다 한 번씩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뽑는다. 처음 생쥐들은 뚱뚱하고 검은 고양이를 선출했다. 하지만 검은 고양이 정부는 생쥐들을 핍박했다. 쥐구멍의 크기를 키우는 법안을 만든 뒤 생쥐들을 잡아먹었다.

생쥐들은 고통스러웠고, 결국 다음 선거에서 흰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았다. 흰 고양이는 둥근 쥐구멍 대신 네모난 쥐구멍을 만들었다. 쥐구멍 크기는 두 배로 커졌다. 결국 생쥐들은 다음엔 다시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 하지만 불행한 삶은 계속됐다.

최근 출간된 ‘이것이 선거다’(루아크)는 이런 우화를 통해 선거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묻는 그림책이다.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가 1962년 한 연설을 토대로 작가 한주리씨가 그림을 그렸다. 왜 생쥐들은 계속 고양이를 통치자로 뽑는 걸까. 책에 담긴 답변은 이렇다.

‘생쥐들이 고양이를 통치자로 뽑는 게 이상하다고 여긴다면 지난 70여년 동안의 우리 역사를 돌아보기 바란다. 생쥐들이 우리 국민보다 멍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선거다’ 외에도 최근 서점가에는 선거 관련 어린이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와 투표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신간들이다.

‘대통령은 누가 뽑나요?’(노란돼지)는 아빠와 5학년 쌍둥이 남매의 대화를 통해 민심이 어떻게 선거를 통해 구현되는지 전한다. 아빠는 왜 아이들은 투표권이 없는지 설명하고 당선이 무효가 되는 경우를 자세하게 들려준다. 4·19혁명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한국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도 실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근무하는 정관성씨가 글을 썼고, ‘당근 먹는 사자 네오’ ‘성균관 공부벌레들’ 등을 펴낸 김미정씨가 그림을 그렸다.

‘세계사가 속닥속닥 정치와 민주주의’(북멘토)는 기원전 18세기 바빌로니아의 정치 체제를 다룬 챕터 ‘법을 만들고 그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려요’를 시작으로 세계의 정치 발전 과정을 들여다본 책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튀니지의 재스민혁명 같은 사건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열 살에 배운 법 백 살 간다’ 등을 쓴 이정화씨와 ‘호시탐탐 논리 국어’ 등을 펴낸 성배씨가 각각 글과 그림을 맡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