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만 6만여 가구의 분양 물량이 쏟아질 전망인 가운데 대선 이후 달라질 부동산 정책 등 변수에 따라 주택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5일 부동산114의 아파트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1% 상승했다. 지난 3월(0.26% 상승)과 비교하면 0.05% 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 조성이 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대선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구별로는 성동구(0.40%) 강동구(0.35%) 송파구(0.35%) 마포구(0.28%) 서초구(0.26%)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대선이 끝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선거 이슈였던 보유세 인상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등 정책 이슈에 따라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물량 확대도 변수 중 하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분양 예정인 전국의 아파트는 월간 최대 물량인 5만9680여 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5월(4만1592가구)에 비해 44%가량 많은 규모다.
3월 초만 해도 4월 분양 예정 물량은 총 6만962가구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선 날짜가 5월 9일로 확정되자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을 미루면서 실제 분양 물량은 3월(3만3000여 가구)보다 적은 2만여 가구에 그쳤다. 비수기인 7∼8월을 피해 상반기 안에 분양을 마치려는 건설사들이 몰리며 6월 분양 예정 물량도 5만1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선으로 인해 들뜬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유력 대선 후보의 지역구나 개발 공약에 포함된 지역을 바탕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허수도 많다”며 “호재와 악재,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6월 두 달간 무려 11만여 가구가 분양되면 집값 상승세와는 별개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서울 아파트 값 오름폭 둔화
입력 2017-05-05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