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서해 연평도에서 가까운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이 장재도방어대 감시소에 올라 육안으로 보이는 연평도를 바라보며 박정천 포병국장으로부터 ‘남조선 괴뢰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최근 동향과 새로 증강 배치된 연평부대 현황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장재도는 연평도에서 6.5㎞, 무도는 11㎞ 거리에 있다. 이들 섬에는 사거리 20㎞의 122㎜ 방사포와 사거리 27㎞의 130㎜ 해안포, 사거리 12㎞의 76.2㎜ 해안포 등이 배치돼 있다. 무도에는 2010년 11월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해안포부대가 주둔해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새로 조직한 적대상물 화력타격 계획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 김정은의 이번 시찰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활용한 도발보다는 재래식 전력을 통해 대남 위협을 지속하겠다는 수위 조절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를 굴착하고 있는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미 정보 당국은 올 초부터 풍계리 2번과 3번 갱도는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예의주시해 왔다. 하지만 두 갱도 외에 다른 갱도에서 대규모 굴착 작업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당장의 핵실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동시다발적 핵실험을 위해 갱도를 추가로 굴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김정은, 연평도 코앞까지 시찰
입력 2017-05-05 17:50 수정 2017-05-06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