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3일 실시된 마지막 TV토론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후보가 피 튀기는 설전을 벌였다. 정책 비판보다 인신공격이 오가는 논쟁을 두고 미국 CNN방송은 “비난은 쏟아졌고 절제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24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파리 북부의 한 스튜디오에 마주 앉은 두 후보는 테러리즘과 경제 살리기, 유럽연합(EU)에 대한 견해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마크롱은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르펜은 ‘프랑스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일자리를 아웃소싱하는 프랑스 기업 상품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강조했다.
르펜이 유로화 대신 프랑화를 재도입하겠다고 말하자 마크롱은 “금융과 기업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이해조차 못 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르펜은 25세 연상이자 교사 출신인 마크롱의 아내를 염두에 둔 듯 “교사와 학생 놀이를 하자는 것 같은데 관심 없다”고 비아냥댔다.
EU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과 친유럽 정책을 내건 마크롱 사이에선 거친 표현이 오갔다. 마크롱은 테러리즘 척결을 명분으로 반이민 정책을 전면에 내건 르펜을 향해 “공포의 대사제”라며 “국민의 분노와 공포심에 기생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르펜은 “당신은 통제 불가능한 세계화론자이며 나라 자산을 팔아먹을 사람”이라고 맞받아쳤다. 르펜은 “어찌 됐든 프랑스는 여성이 이끌게 될 것이다. 나 또는 메르켈”이라며 마크롱이 당선된다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손 안에서 놀아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 종료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엘라베·BFM TV의 조사에선 ‘마크롱이 설득력이 있었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63%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1차 투표 이후 공개된 27차례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지지율이 59∼64%, 르펜의 지지율이 36∼41%로 집계되면서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佛 대선 ‘D-2’] 인신공격 얼룩진 마크롱-르펜의 최후 설전
입력 2017-05-0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