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4일 SBS의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의혹 보도 논란을 ‘언론 공작’이라고 규정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 후보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문 후보 측 대선 공약을 살펴보니 (SBS 보도에 나왔던) 해양수산부 주장대로 2차관 제도를 만들어주고, 해경을 해수부 산하에 넣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과거 5공 시절보다 더한 언론공작”이라며 “가담했던 인사들은 정계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북 충주 유세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한 SBS를 거론하며 “사장과 보도본부장 다 목을 잘라야 한다”며 과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하면 해경은 독립시키고 해수부는 해체해서 농수산해양부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또 “(문 후보가 당선되면) 1년에 20억 달러를 (북한에) 퍼줘야 한다. 김정은이 그 돈으로 수소폭탄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 후보 별명이 ‘문재수(再修)’인데 9일이 지나고 나면 ‘문삼수(三修)’로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를 자신이 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홍 후보는 오전 경북 안동 유세에서는 탈당, 당원권 정지 등 징계를 받은 친박(친박근혜) 의원 복권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 포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친박계와 바른정당에서 들어오려는 사람 모두 용서하자”고 제안했다.
홍 후보는 특히 탈당한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 당원권이 정지된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을 거론하며 “당장 오늘이라도 비대위를 열어 절차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탈당파 복당에 반발하는 친박계를 달래기 위해 ‘친박 복권’ 카드를 꺼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재현 조짐을 보이는 친박·비박(비박근혜) 계파 갈등을 막고 보수 단결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다. 정갑윤 의원은 홍 후보의 충북 단양 구인사 방문에 동행해 “지금은 송장도 나서서 움직여야 할 시기”라며 복당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은 탈당파 복당과 관련해 “말 한마디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는 경북 안동, 영주를 거쳐 충북 충주와 제천, 강원도 태백과 동해에서 거점 유세를 이어갔다. 홍 후보는 대선 전날인 8일에도 부산 대구 대전 서울에 이르는 전국일주 유세를 할 예정이다.
안동·충주=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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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언론공작… SBS 사장·보도본부장 목 잘라야”
입력 2017-05-04 18:00 수정 2017-05-05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