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어디?” 문 열자마자 외국인 발길 북적

입력 2017-05-05 05:00
2일 낮 서울 중구 명동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 2명이 눈스퀘어 빌딩 앞에 설치된 환대센터에서 한복 차림의 외국어 안내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관광협회와 한국방문위원회는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2017년 봄 시즌 ‘외국인 관광객 환대주간’을 맞아 명동과 이태원, 홍대 등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 7곳에 환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4일 서울관광의 핵심 거점인 명동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아 수개월째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서울관광 다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서울시와 관광업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동남아권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거리에는 새로운 활기가 느껴졌다.

이날 낮 12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건너편 명동길이 시작되는 눈스퀘어 빌딩 앞 ‘환대센터’. 컨테이너 부스로 설치된 이곳에선 한복 차림을 한 3명의 젊은이가 손님을 맞고 있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로 안내가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시관광협회(회장 남상만)와 한국방문위원회(위원장 박삼구)는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2017년 봄 시즌 ‘외국인 관광객 환대주간’을 맞아 명동을 비롯해 이태원, 남대문, 동대문패션타운, 종로·청계, 홍대, 강남 코엑스 등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 7곳에 환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명동 환대센터에만 하루 수백명이 방문한다. 이날도 오전 11시 문을 열자마자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일본인 여성 3명은 가로수길로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다. 일본어 안내원이 나서 지하철로 가는 게 좋다며 인근 지하철역을 안내하고 일본어로 된 가로수길 지도를 전했다.

아이 한명을 데리고 온 태국인 부부는 라인스토어를 찾았다. 태국어를 하는 안내원이 역시 명동지도를 펼쳐 가게 위치를 표시하며 길을 안내했다. 동남아에서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라인 캐릭터 상품을 파는 라인스토어는 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란다.

한 미국인 남성 관광객은 가까운 국민은행 지점을 알려달라고 했다. 안내원은 위치를 알려준 후 날씨가 더운데 물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어본 후 생수를 건넸다. 미국인 관광객은 환하게 웃으며 “생큐”를 연발했다.

명동 환대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임민수 팀장은 “길을 묻거나 음식점을 추천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자유여행객이 많아지면서 환대센터 안내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친절과 환대를 통해 서울관광 이미지를 개선하고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 시작된 환대주간은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봄 시즌 환대주간은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주요 타깃이지만 올해는 동남아시아라는 주제를 강조했다. 서울시관광협회 박세민 주임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다음으로 태국 관광객이 많았다”면서 “동남아 관광객에 대한 환대를 위해 태국어와 말레이시아어, 베트남어 등 동남아권 언어 안내 인력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