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효도폰’은 효도가 아니다… 어르신도 “갤S8이 좋아”

입력 2017-05-05 05:03

저가 스마트폰이나 폴더폰에는 ‘효도폰’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녀가 부모의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저렴한 것을 많이 사드리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서 비롯된 말이다. 여러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효도폰을 사드리면 효도했다는 소리를 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년층도 스마트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공식 온라인 숍 ‘T월드 다이렉트’ 고객 분석을 한 결과 지난 4월 65세 이상 구매 고객이 선택한 스마트폰 1위는 최신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8(40%)이었다고 4일 밝혔다. 2위는 중고가 라인업인 갤럭시A8(14%)이었다.

최근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능숙하게 하는 노년층이 늘면서 ‘실버 서퍼’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만 해도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10% 초반이었다. 5년 만에 노년층의 스마트폰 이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4월 기준으로 60대 이상 고객 중 스마트폰 이용 고객이 74%에 달한다고 밝혔다. 4명 중 3명꼴로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노년층은 보통 직관적인 아이콘이나 터치 사용에 익숙지 않아 스마트폰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부모님 세대의 모바일 라이프 트렌드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만 9세 이하에선 ‘시계형 키즈폰’ 사용자가 많았다. 아이의 안전에 민감한 부모가 위치확인 등을 위해 많이 사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많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글=김준엽 기자,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