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파병부대 ‘한빛직업학교’ 개설 1년

입력 2017-05-05 00:00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 내 한빛직업학교 제빵교실의 현지 교육생들이 우리 장병들과 함께 만든 빵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들 활동 모습을 4일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는 한빛부대의 ‘한빛직업학교’가 희망과 화합의 산실이 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개설된 지 1년이 된 한빛직업학교에서 배출된 247명의 수료생들이 남수단 재건의 역군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빛직업학교는 지난해 4월 한빛부대가 개설한 곳으로 목공과 전기, 용접, 건축, 제빵, 농업 등 6개 과정을 운용하고 있다. 농업 과정은 정원 30명으로 10주간 진행되며 목공과 전기 등은 정원 48명으로 12주간 교육이 실시된다.

당초 현지 주민 대부분이 유목생활을 하고 있어 학교 개설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지속적인 교육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료생이 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면서 주민들뿐 아니라 남수단 정부와 현지 언론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빛직업학교가 가르치는 목공과 전기, 용접은 기술자와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남수단에서 각종 재건사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신설된 제빵교실은 교육생들이 만든 제과류를 판매하고 수익 분배까지 하고 있어 전문기술 전수는 물론 경제 관념을 심고 자립 역량도 키워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빛직업학교는 내전으로 부족 간 갈등의 골이 깊은 남수단에 ‘화합의 장’ 역할도 한다. 남수단은 200개 부족으로 이뤄져 있다. 한빛부대가 주둔해 있는 보르 지역 주민은 40%가 딩카족이고 20%가 누에르족이다. 한빛직업학교는 여러 부족을 혼합 편성해 부족 간 화해와 이해를 높이고 있다.

한빛직업학교 졸업생 니코다무스 아윌 조셉(28)은 “핵심적인 선진 기술을 배워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며 “남수단 재건에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빛부대장 안덕상(45) 대령은 “한빛부대의 작은 노력과 실천이 남수단의 기적을 만드는 씨앗이 되길 희망한다”며 “남수단 주민들의 재건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빛부대는 2013년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의 일원으로 보르 지역에 파견돼 재건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