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수배를 받고 해외 도피 중인 중국 재벌의 인터뷰를 진행한 미국의소리(VOA) 방송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정직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투자회사 정취안홀딩스 궈원구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미국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 일가의 부패 연루설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는 3시간 동안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약 1시간20분 만에 방송이 중단됐다. 궈원구이는 최근에도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중국 당국에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3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당시 인터뷰 사회를 봤던 VOA 중국어 서비스 담당 둥팡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포함해 인터뷰에 관계된 5명이 무기한 정직 처분과 조사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치를 받은 관계자 중에는 중문인터넷 서비스 편집자와 중국어 방송 주임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일부는 미국 보안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중국과 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 등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부패 도피사범 인도 협력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VOA 측은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결정은 사실 확인과 균형, 공정성 등 언론의 원칙과 관계된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지시는 없었고, 중국 정부의 압력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VOA, 中 도피 인사 인터뷰했다고 모조리 정직
입력 2017-05-03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