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FA ‘대물’ 오세근·이정현 붙잡기 나섰다

입력 2017-05-03 21:02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은 2016-2017시즌 프로농구(KBL)가 안양 KGC인삼공사의 통합우승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하지만 KBL 10개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들을 잡기 위한 눈치싸움이 시작되면서 시즌 때 못지않게 바쁘다. 특히 KGC는 우승의 주역인 오세근과 이정현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어 집안단속에 나섰다.

KBL은 최근 올해 FA 대상자 49명의 명단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삼성과 SK는 각각 8명씩으로 가장 많은 FA를 배출했다. 눈에 띄는 대어는 오세근과 이정현이다. 두 선수는 KGC에서 토종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5년 만에 플레이오프 우승을 이끌었다. 오세근은 2008년 김주성(원주 동부)에 이어 역대 2호 MVP 트리플 크라운(올스타전·정규리그·플레이오프 MVP)을 달성하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정현은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15.28점을 올려 국내선수 득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KGC는 일단 두 선수를 모두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오세근과 이정현도 KGC 잔류를 바란다. 하지만 몸값이 치솟을 두 선수가 동행을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각 구단 샐러리캡(연봉상한선)은 23억원이다. 올 시즌 오세근의 연봉은 3억3000만원, 이정현은 3억6000만원이다. KGC엔 양희종(4억3000만원), 강병현(3억7000만원) 등 고액 연봉자들이 많은 탓에 두 선수를 모두 잡는 게 쉽지 않다.

오세근과 이정현 말고도 변기훈(SK) 양우섭(LG) 박찬희(전자랜드) 등 보수(연봉+인센티브) 순위 30위 이내 FA 선수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이들을 영입하면 KBL 규정상 보상선수 1명과 함께 전년도 보수의 50%를 원소속구단에 지급하거나 전년도 보수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들도 많다. 김주성(동부) 문태영 주희정(이상 삼성) 김민수(SK) 김동욱 문태종(이상 오리온) 등은 보수 순위 30위 안에 들지만 만 35세 이상으로 분류돼 타 팀이 영입해도 보상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오는 15일까지 원소속구단과 계약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결렬되면 16일부터 FA로 공시된다. 각 구단은 19일까지 FA 영입의향서를 제출하게 된다. 복수 구단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은 이적 첫해 연봉 최고액을 기준으로 90% 이상의 연봉을 제시한 팀 중에서 차기 행선지를 고를 수 있다. 영입의향서가 접수되지 않은 선수는 25일부터 나흘간 원소속 구단과 재협상한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