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트럼프 ‘압박과 제재’ 동의

입력 2017-05-03 18:10 수정 2017-05-04 02:09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창원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집중유세를 마친 뒤 소녀상에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규정해 북한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나 역시 그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과 제재 전략을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평가하며 공감을 표시했다.

문 후보는 3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성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강경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회담할 수도 있다’고 말한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그와 먼저 만나 북핵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하고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선 “약간의 의구심은 있지만, 미국이 한국 선거에 관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4∼5일 사전투표에서 먼저 바람을 일으켜 주시면 그 바람이 9일 태풍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지지층인 20, 30대 젊은이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해 초반부터 확실히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다. 문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국정농단 세력이 무섭게 뭉치고 있다”며 지지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문 후보는 당사 앞에서 진행된 ‘사전투표 붐업을 위한 퍼포먼스’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는 “이번 사전투표 목표는 25%, 1000만명”이라며 “25%를 넘으면 홍대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참석자들에게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하다 큰일난다.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문 후보 부부와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PK(부산·경남) 지역으로 집결해 막판 화력전을 펼쳤다. 문 후보는 경남 창원과 진주에서, 부인 김정숙씨는 부산에서 집중유세를 이어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