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부동산 앱·변호사가 경쟁자로… 위기감 더하는 공인중개업계

입력 2017-05-04 00:00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과 변호사 등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포화 상태인 공인중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공인중개사 차원에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획득한 인원은 총 38만1700여명이다. 개업 공인중개사만 해도 9만4964명에 달한다. 지난해 시험에 응시한 19만여명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층의 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만큼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넘치는 인기와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인중개사의 고유한 영역이었던 부동산 중개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서다. 부동산 앱 점유율 1위 ‘직방’은 지난달 19일 아파트와 주상복합까지 거래 대상을 늘렸다. 경쟁업체인 ‘다방’도 하반기부터 아파트 매매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원룸·오피스텔 위주의 소형 거래를 탈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공인중개사협회가 자체 개발한 부동산 앱 ‘한방’은 찾는 소비자가 적어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평가다.

변호사의 공인중개사법 위반 논란을 불러온 ‘트러스트 부동산’ 분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치러진 1심에서는 법원이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인 공승배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오는 19일 열릴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판결까지 무죄로 나온다면 부동산 중개시장에 일대 변혁이 예상된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재판과 별개로 최근 매수희망가와 매도희망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며 진화하고 있다.

결국 막강한 후발 주자에 밀리지 않으려면 공인중개사들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국적 부동산 투자회사 ‘존스랑라살’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부동산 거래 투명성지수는 60위에 그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물건을 맡기면 2주 안에 최근 부동산 동향과 물건의 상세한 분석을 담은 30쪽짜리 보고서를 만들어온다”며 “현행 서비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