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새벽 도심 복판서 시속 180km 음주 질주

입력 2017-05-04 05:00

휴일 이른 아침 술에 취한 운전자가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 등 도심 한복판을 시속 180㎞로 달리고 역주행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난 혐의(음주운전 등)로 외제차 운전자 양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양씨는 이날 오전 5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종로3가 로터리부터 낙원상가 주변까지 차를 달리다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29분쯤 “술 마신 사람이 차를 타고 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종로3가 로터리에서 양씨의 BMW미니 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음주측정을 할 테니 멈추라”고 했다. 양씨는 이를 무시하고 도망쳤다.

양씨는 낙원상가를 지나 안국역 사거리를 거쳐 비원사거리까지 전속력으로 가로질렀다. 율곡로를 따라 안국역사거리에서 비원사거리로 움직일 땐 순찰차 속도계기판 눈금이 시속 170∼180㎞를 오갔다.

비원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에 막힌 양씨는 급히 묘동사거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액셀을 밟다 다시 낙원상가 쪽으로 핸들을 돌려 역주행하기도 했다.

폭주는 낙원상가 주변에서 멈췄다. 순찰차가 앞길을 막자 양씨는 한 호텔 지하주차장 3층으로 도망쳤으나 막다른 곳이었다. 20분 동안 쏜살같이 도심을 헤집었지만 양씨가 도망친 거리는 고작 7㎞에 그쳤다.

양씨에게는 짙은 술 냄새가 났다. 양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88%였다. 양씨는 경찰에서 “양주 다섯 잔을 마셨다”고 했다.

글=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